제목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 가라 하네_김나미
작성자 미친독서가
작성일자 2012-09-20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 가라 하네

김나미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구도자들의 삶에 깊은 관심을 갖고, 그들의 이야기를 글로 옮기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작가는 이 책에서 숨어 사는 사람들의 흔치 않은 인생 이야기를 기록하였다. 1992년까지 오랫동안 외국에서 생활했으며, 귀국 후 동국대학교 불교 대학원, 연세대학교 국제학 대학원과 철학과 박사 과정(불교 전공)을 마쳤다. 저서로는 ‘그림으로 만나는 달마’, ‘사람아 너는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느냐’ 등이 있다.

글을 열며

꼬옥꼬옥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그들은 마치 이런 명령이나 받은 사람들처럼 깊이 숨어 사는 사람들이었다. 숨어 사는 사람들에게 굳이 ‘도인’이라는 명칭을 붙이지 않아도 되지만 그들은 도일지도 모르는 뭔가에 휩싸여 아무도 따라할 수 없는 자신만의 사는 방식을 터득한,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임에는 틀림없기에 나는 그들을 도인이라 부르기로 했다.

마음이 가서 인연이 닿은 도인들을 만나고 보니 그들은 한결같이 순간을 잘 살려내어 현재를 만끽하며 사는 사람들이었다. 과거나 미래에 대해서는 한치의 관심 없이 오로지 ‘지금 이 곳’, ‘이 순간’, ‘이 찰나’를 사는 데 열중하고 있었다. 비록 그들이 세상을 등졌다 하더라도 도인들은 나름대로 주어진 곳에서 현실에 참여하고 매 순간을 잘살고 있었다. 모두가 한결같이 과거에 얽매여 있지도 않았고, 미래에 대한 불안도 없이 오로지 지금의 한순간 한순간에 온정신을 집중하며 순간을 영원처럼 살고 있었다.

마음 큰 도사 무위 도인

주면서 줄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이 세상에서 갖고 싶은 것이 하나도 없다는 그는 나눔과 무소유를 실천한 사람이다. 그의 마애불 같은 미소는 소풍 끝내고 간 극락에서도 잔잔히 빛나고 있을 것이다.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 가라 하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하늘은 나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간이 살다 가라 하네.

주면서 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하지

자신보다 높은 사람에게 주는 것은 아부성이 있게 되고 뭔가 기대가 들어갑니다. 또 자신보다 못한 사람에게 줄 때는 우월 내지는 동정하는 마음이 들어가기 마련입니다. 그건 진정 자비는 아닙니다. 사람이 순수한 마음으로 누군가에게 무엇을 선뜻 주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이 몸도 예외는 아닙니다만, 돌아가신 어머님의 마음이라면 아무런 사심 없이 순수하게 주었을 겁니다. 어머님의 그 마음으로 주려고 합니다.

가장 높이 있을 땐 추락할지도 모르니 빨리 내려오는 것이 최상책이지요

‘한 번 가져 보았기에 압니다. ’이 몸‘에 한 가지 칭찬 할 일이 있다면 아마 한창일 때 접었다는 그 사실뿐입니다. 잘나가는 정치인이 최고의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겠네요. 가장 높이 있을 땐 추락할지도 모르니 빨리 내려오는 것이 최상책입니다.’

나는 이세상에서 갖고 싶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돈이 아까워서가 아닙니다. 이 몸이 앞으로 살아야 얼마를 산다고..... 그래서 번거롭게 일 벌리고 싶지 않을 따름입니다. 그 시간에 책 한 권이라도 더 보고 싶어요. 주로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잠자리에 들지만 가끔 밤에 촛불 켜고 책 보는 재미가 큰 즐거움입니다.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고 사색할 시간도 필요합니다. 남아 있는 주어진 시간을 아끼는 거지요.’

‘난 이 세상에서 갖고 싶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는 고승도 아니었고 성직자도 아니었다. 황혼기에 접어든 평범한 초로의 노인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그는 삶의 안락함보다는 충만함을 몸으로 만끽하는, 그래서 정신과 영혼이 함께 풍요로운 사람이었다.

그렇게 하루가 가고, 일주일이 지나가고, 한 달이 쓰러지고, 일 년이 떨어지고, 십 년이 저물어 갑니다.

기도는 자신의 아름다운 곳을 드러내고 추한 곳을 굴복시키는 일입니다. 기도 중에 배울 수 있는 것이 바로 감사와 겸손입니다. 저기 저 불상은 단지 기도하는 사람의 거울입니다. 사람의 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이마를 땅에다 댄다는 것은 곧 자만심을 버리고 자신을 낮추라는 말입니다.

세상을 다... 버리세요

누구든 혼자 왔다 혼자 갑니다. 누구라도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자신이 짊어진 고독은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지불해야 하는 대가라고 생각합니다. ‘고해의 바다’를 헤엄쳐 가야하는 데는 혼자가 좋습니다.‘

‘세상을 다 버려라. 이렇게 표현하면 될까요. 버리면 버린 세상이 온통 다 내 것이 됩니다. 가질수록 멀어지고, 버릴수록 다 내 것이 되는 이치입니다. 작은 것을 버리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것이 찾아옵니다. 그 무게는 새털같이 가벼워집니다. 세상을 버리면 마음이 비워지고 대자유가 찾아옵니다. 몸까지 비우면 온 세상을 자기 것처럼 하고 살 수 있습니다. ’세상을 다 버려라. 저의 경험에서 나오는 부작용 없는 만병 통치약입니다.‘

그의 죽음을 바라보며

곁에서 지켜보던 나는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 계속 맴돌았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남에게 주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도인이었다. 한없이 주기만 하는, ‘남은 편하게, 자신은 불편하게’ 이런 신조로 사는 너무도 인간답지 않은 도인이었다. 철저히 자신의 몸과 마음이 비워진 상태였다. 난 마음을 완전히 비운다는 의미를 그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거꾸로 서는 사람 요가 도인

이름 이태영, 1954년 충남 천안에서 태어났다. 현재 한국 요가 연수원 원장으로 있으며 서울 낙성대에 요가 수련원 본부가 있고 전국에 10개의 지부를 두고 있다. 양평 석산리 산속에 요가 수행자를 위한 야외 수련장을 갖추고 있다. ‘정통 요가’의 보급을 위해 요가 지도자 과정을 설립하여 150여명에 달하는 요가 지도자를 배출해 내었다. 중학교 때 요가를 만나 숭실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인도 철학과에서 요가로 석사와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숭실대, 동국대 등에서 인도철학, 불교 철학 강의를 했다. 저서와 역서로 ‘요가의 이론과 실천’, ‘요가’, ‘요가, 그 깨달음의 세계’, ‘요가 철학’, ‘하타 요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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